<공감plus> 2011년 9+10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한여름 폭우 속 캠프 출정기
연꽃어린이 여름캠프가 열리는 여름방학은 연꽃법회(불광사 어린이법회) 선생님들에겐 가장 바쁜 시기이다. 유난히 폭우가 많았던 올여름, 폭우는 불광 여름캠프(7월 28일~8월 31일) 역시 비켜가지 않았다. 동해 삼화사로 캠프를 떠나기 이틀 전, 서울 우면산 일대에 산사태가 발생했다. 장소는 다르지만 캠프가 예정된 강원도에 산사태가 발생하여 여러 명의 젊은 생(生)이 사고를 당하였다. 캠프가 시작되는 당일에도 하늘의 구멍은 메워지지 않을 예정이란다.
이즈음이면 보통 ‘비상 상황’이라 부른다. 참여자는 초등학생 어린이들, 아이들 안전을 확신하지 못하는 부모님들의 줄기찬 문의전화에 직장을 다니는 선생님은 퇴근하여 집에 가지 못하고, 학생인 선생님들은 도서관에 가질 못한다.
그래도 대부분이 부처님의 빽(?)을 믿고 사는 불광법회 불자들인지라 예정된 인원 중 다섯 명만 취소했을 뿐, 나머지 80명의 참가자들은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불광사를 출발해 여름캠프로 출발하였다. 정말 부처님의 빽, 아니 가피가 있었던 걸까. 동해로 가는 길에 서서히 빗줄기가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삼화사에 도착할 때쯤에는 해가 쨍쨍 고개를 내밀었다. 그렇게 많은 우여곡절을 거쳐 불광사 연꽃법회 여름캠프는 막을 올렸다.
이번 여름캠프에 동참한 연꽃법회 선생님들 중 특별히 감사의 인사를 전할 두 분이 계시다. 최일권 선생님과 장경지 선생님. 직장생활을 하시는 최 선생님은 휴가를 여름캠프에 올인하셨고, 아직 학생인 장경지 선생님 역시 아르바이트를 포기하면서까지 여름캠프에 함께해 주셨다. 아이들의 즐겁고 안전한 여름캠프를 위해서 각자의 소중한 시간을 아낌없이 내어준 두 분 모두, “사랑합니다아~~♡”
아이들은 나의 에너지(Energy)
“일요일에는 불광사에서 살아요. 그리고 신년초 바라밀한마당, 부처님오신날, 여름캠프, 창립법회, 겨울캠프 등 두 달에 한 번씩 있는 행사 때면 토요일에도 살지요.”
장경지 선생님의 말씀이다. 20대의 한창 나이로는 사실 쉽지 않는 선택인데, 선생님의 이런 열정은 어디서부터 샘솟는 걸까? 아마 짐작건대, 연꽃법회를 지도하는 선생님으로서 하루하루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며 뿌듯함과 행복함을 느끼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한다.
아이들 키우는 재미는 비단 부모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 캠프 때까지만 해도 혼자서는 공양을 하지 못하던 아이가 이번 캠프에서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밥 먹는 모습을 볼 때, 부처님오신날 연등행렬이 시작되고 ‘슈퍼초울트라파워에너자이저’가 되어서 율동을 시작하는 아이들을 볼 때면, 부모 못지않은 자식농사의 재미를 느낀다는 게 연꽃법회 선생님들 말씀이다. 연등행렬을 하면서 행여나 TV에 얼굴이 나오면 까무러칠 정도로 좋아하는 아이들, 또 그걸 기대하며 며칠 전부터 친구들에게 불교텔레비전 생중계를 꼭 챙겨보라고 당부하는 아이들… 정말이지 사랑할 수밖에 없는 블링블링 베이비(Bling Bling Baby)들이다.
불광 내리사랑, 보리상 보살님 가족
연꽃법회 주임교사이신 보리상 보살님(홍미영, 송파25구 3법등 반야).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된 불광과의 인연이 어느덧 20년이 넘었다. 자녀들이 연꽃법회를 다니면서 시작된 연꽃법회와의 인연도 벌써 5년째 접어들고 있다.
보살님 아이들이 다닐 때만 하더라도 연꽃법회는 참 힘든 시기였다고 한다. 한번은 부처님오신날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조계사로 가는데, 버스를 대절하고 아이들 옷단장도 시켜서 행사에 참여하는 다른 사찰들과 달리 불광사 아이들은 전철을 타고 조계사까지 가야 했단다.
가서 보니 옷은 또 얼마나 초라하던지. 그때부터 보살님은 자모회(연꽃법회 어린이들 어머니 모임)에서 선생님으로 신분을 바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을 연꽃법회와 함께하게 되었다.
매주 일요일이면 보살님네 온 가족이 불광사로 향한다. 두 명의 아이들은 제 각기 법회로, 보살님과 남편 분은 연꽃법회로 간다. 참고로 보살님 남편 분은 연꽃법회 간식을 담당하고 계신데(늘 법회가 시작되면 맨 뒤에 앉아 계시던 그분!), 집에서 직접 기른 채소 등을 가져와 나눠주신다.
한데 요즘은 중창불사로 인해 연꽃법회 장소가 불광유아학교로 옮겨가면서 간식을 만들어 먹는 게 힘들어졌다고…. 연꽃법회 아이들에게 신선한 채소를 마음껏 맛보게 하기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중창불사가 마무리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두 가지 약속, 세 가지 기다림
연꽃법회는 매주 일요일 1부와 2부로 나누어 진행한다. 매월 첫째 주는 중고등학생 형·누나들과 포살을 하고, 둘째 주에는 꽃꽂이, 셋째 주는 만화영화 감상, 넷째 주는 체험활동을 하는 식으로 짬지게 프로그램이 구성돼 있다.
최근 연꽃법회 선생님들은 은밀히 프로젝트 하나를 준비 중에 있다고 한다. 「공감Plus」에만 특별히 공개한다며 알려주신 그것은, 바로 ‘국악 어린이합창단’ 결성이다. 이를 위해 매주 단소(短簫)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데, 벌써부터 기대감 급상승이다.
한편, 누구보다 연꽃법회 선생님들은 중창불사가 빨리 완성되기를 기다린다. 법당이 없어져 유아학교로 장소를 옮긴 뒤부터 연꽃법회가 없어진 줄 아는 분도 계시고, 공간 활용에도 어려운 점이 많다고…. 다들 내색은 않지만, 많이 속상해 하는 눈치다. 그.래.서! 약속했다. 중창불사가 마무리되면 연꽃법회 전용법당을 만들고, 더불어 주말학교 내지 청소년·어린이 센터를 만들기로. 2년 뒤, 보리상 보살님과 오늘 한 이 약속이 꼭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며 또 기대해 본다.
글 김남수_불광사 기획실장 사진 하지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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