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의 든든한 버팀목
불광청년회 출신 고두종 법우
범일(梵日) 고두종 법우의 나이는 서른일곱. 여우 같은 아내, 6살 난 토끼 같은 자녀와 함께 오순도순 살고 있다. 불광과의 인연은 무려 23년.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불광에 나오기 시작했으니, 인생의 절반 이상을 불광과 함께한 것이다.
첫 인연은 목련싣달 법회였으나 부처님이 힘이 되어준 시기는 따로 있었다. 대학교를 졸업할 때와 불광청년회 회장을 할 때이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6개월간 취직이 안 되었던 그는, 도서관에서 공부를하며 망상이 떠오를 때마다 근처 봉은사에 들러 절을 했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해온 부처님이 가슴속에 내려앉은 시기가 이때부터지 않을까 싶다.
부처님은 그에게 또 다른 선물을 안겨주었다. 한동안 불광에 발길이 닿지 않다가 불광청년회가 새로자리 잡으면서 자주 나오게 되었는데, 거기서 난생처음 ‘회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되었던 것이다. 그 즈음 회사가 어려워져 고민이 많았지만, 절 수행을 통해 난관을 극복하고 이직할수 있었다. 무엇보다 불광청년회에서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하게 되었던 것이 그가 받은 알짜배기 선물이었다.
주보(週報)를 접는 공덕
보통은 절에 다니는 부모님을 따라 자연스레 자녀들도 절에 오기 마련인데, 범일 범우는 중학교 때 친구를 따라 불광 하계 수련대회에 참가하면서 절에 다니기 시작했다. 놀라운 건 성당에 다니는 어머님이 그가 절에 다니는 것을 막지 않으셨다는 것이다. 매주 불광사에 나온 어린 불자도 대단하지만, 그것을 지켜봐준 부모님 또한 대단하시다. 지금도 부모님과 종교는 다르지만, 서로의 종교관을 존중하면서 부모자식된 도리를다하며 행복하게 지낸다고 한다.
그는 불광청년회 회장 소임을 맡았을 때 생각이 많이 난다고 한다. 당시 지도법사가 안 계신 관계로 매주 법사님을 초빙하는 게 중요한 일과였는데, 몇 달 뒤 스님이 오시기까지 불광의 여러 거사님들을 초대하는 수고로움을 도맡아야 했단다. 수십 통의 전화를 돌리고, 직장이 있는 대전에서 매주 토요일마다 올라와 법회를 진행했다고 한다. 힘들었던 만큼 그 시절이 기억
에 또렷이 남아있는 듯했다. 한편 그는 회장 소임을 살면서 원 없이 절 일을 해봤다고 회상했는데, 그중 한 가지가 주보를 만들고 나눠주는 일이었다. 지금은 보살님들이 일요법회에서 주보를 나눠주지만, 당시는 청년회원들이 주말 청년법회를 마치고 주보를 접어 다음날 다시 절에 와 나눠주었다.
그렇게 1~2년을 지내면서 불광청년회에 갓 들어온 한 여자를 꼬셨는데, 바로 지금의 아내다. 주보를 접는 공덕이 이렇게 클 줄이야 누군들 알았으랴
범일 법우의 직장은 지하철을 만드는 회사다. 바쁠 때는 밤낮이 따로 없고 주말도 없다. 지금이 그런 시기다. 인생의 무게를 느끼기 시작하는 30대 중반의 나이에 직장에서 중추 역할을 수행하면서 빠듯한 일과에 절을 찾기가 쉽지 않다. 휴일을 이용해 가족과 함께 절을 찾는 것조차 마음대로 되질 않는다. 그런 와중에도 주중 일찍 퇴근하는 날이 있으면 집에 가는 길에 절에 들러 108배를 하고 명상을 한다. 불교기본교육 수업도 듣고 법문도 많이 들었지만, 아직은 부처님 제자라고 말할 만큼 스스로에게 떳떳하지 못 하기에 틈틈이 자신을 탁마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끔씩 가족들과 청년법회에 나갈 때도 있다. 조금 어색하긴 하지만 한 번 쌓인 정이란 게 쉬이 가실 줄 몰라 마음이 끌릴 때면 청년법회 뒷자리에 조용히 앉았다 가곤 하는 것이다.
그는 불사가 끝난 다음 불광이 좀 더 여유로워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불광의 자랑인 개별 조직들이 더 활성화될 수 있게끔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되, 너무 숨통을 조이지 않게 때론 살며시 눈감아 주는 아량도 가졌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지금껏 불광이 자신의 버팀목이었듯, 이제부턴 그가 불광의 또 다른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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